[2010년] 닌텐도 광고를 보고 하품하다

시간이 한참 지나 저도 소비자에게 저의 제품의 가치를 전하는 마케팅 업무를 하게 되었네요. 판매자의 입장에 서 보니 아래 글에서 떠든 것처럼 소비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제품을 홍보하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더라구요. 그래도 항상 소비자의 입장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대만 프로젝트 중 잠깐 여유가 생겨 한국에 돌아왔다가,
별 생각 없이 튼 TV 에서 닌텐도에서로 새로 낸 게임기 광고를 보게 되었다.
닌텐도 DSi라는 게임기였는데, 광고 모델이 무려, 소녀시대였다.
하지만 광고 내용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몇 년 만에 낸 신제품에다가
큰 돈 들여 소녀시대까지 모델로 섭외했으면
뭔가 임팩트 있는 광고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할터인데,
30만 화소짜리 구린 카메라 하나 붙여놓고는
별 새롭지도 않은 사진 편집 기능 보여주면서
"처음 뵙겠습니다. 닌텐도 DSi이입니다.
카메라가 달려 이렇게! 이렇게! 즐길 수 있습니다"
라 광고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다 못해 입을 너무 크게 벌렸는데
그 참에 하품까지 해버렸다.
이렇게! 이렇게!
요즘 핸드폰에 카메라 달리지 않은 게 없고
그 중 사진 편집 기능 없는 핸드폰이 없는 판에,
게다가 사진 갖고 치는 장난 유행 지난 지가 언젠데
저런 식으로 게임기를 광고하는 것은 무슨 속셈인지 모르겠다.
카메라가 달려 이렇게! 이렇게! 즐기려면,
차라리 디카를 사거나 핸드폰을 업그레이드 하지
뭣하러 게임기인 닌텐도를 사겠느냐는 말이다.
이건 말이지,
기아자동차가 조선일보에 전면광고를 내면서
"기아자동차의 신차 K5입니다.
오디오가 달려 있어 이렇게! 이렇게!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마케팅을 잘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게임을 좋아하고
얼마든지 이런 것에 돈을 쓸 준비가 되어 있는
소비자로서 생각해보건대 닌텐도 DSi의 광고는
“화면도 두 개인데다가 카메라까지 달려 있어
당신이 핸드폰이나 다른 게임기에서는 구경도 못할
재밌는 게임과 놀 거리를 제공해준답니다” 가 되어야 했다.
혹은 “이거 너무 깜찍한 데다가 여러 명이 같이 놀 수 있어
모임에 들고 가면 소녀시대 윤아처럼
모임에서 반짝반짝거릴 수 있다”고 했어야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의외로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가 어떤 포인트에서
지갑을 여는지 모르고 있다.
하품 나오는 광고를 보고
거금의 게임기를 구입할 생각은 없다.
이번엔 패스다.
[2010년 5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