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성과 개선의 딜레마

조직의 성과와 개인의 동기부여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듯 하면서도 묘하게 삐끗거리기도 합니다. 여러 종류의 딜레마가 늘 발생하고요. 이에 대한 글입니다.
어떤 조직에서 누군가가,
우연이든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이든
연간 실적을 전년 대비 10%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자.
그리고 이게 평균의 두 배에 달하는
훌륭한 성과라고 가정해 보자.
이 사람은 그다음 해에 어떤 목표를 받게 될까?
남들보다 두 배 더 큰 성과를 냈으니
올해는 현상만 유지해도 OK라고 할까,
까짓것 한 해 정도는 망쳐도 괜찮으니
올해는 편하게 일하라고 내버려 둘까.
일반적인 사기업 조직이라면
틀림없이 작년에 10%를 개선했으니
올해는 더 큰, 아마도 20% 개선을 목표로 하자고 할 것이다.
좀 친절한(?) 조직이라면 작년과 동일하게
10%를 개선해보자고 할 것이다.
회사 상황에 따라 디테일은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절대 '현상 유지면 충분해'라는 기업은 없을 것이다.
이게 성과 개선의 딜레마다.
한 해 좋은 성과를 내면,
그 다음 해 회사는 그 이상을 요구한다.
한 번 해봤는데 못할 것 없지 않냐,
목표를 크게 잡아야 크게 뻗어나갈 수 있지 않냐며
때로는 달래고, 때로는 꾸짖으면서 말이다.
이러다 보니 성과를 더 크게 만들 수 있는
팀이나 개인은 어느 순간 멈칫하게 된다.
더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주저하게 된다.
내년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회사를 한두 해 다니고 관둘 게 아니기 때문이다.
성과에 따른 연봉 상승이나 보너스 상승이 미약하거나,
상단에 캡이 씌워진 조직은 더욱 더 그러하다.
성과 평가와 동기부여 체계가 바뀌어야 한다.
한번 흐름을 탄 개인이나 팀은 뒷일 생각 않고
계속 밀어붙일 수 있도록 하여
조직에 최대한 큰 기여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몸을 사리지 않게 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만약 어떤 회사의 오너이고,
어떤 직원이 기대를 넘어서는 성과를 만들어 온다면
나는 과연,
"착하고 충성된 직원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더 작은 목표를 네게 맡기리니
나와 함께 회사를 날로 다니는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라고 할 수 있을까, 도무지 못할 것 같다.
다들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러니 일찌감치 목표를 초과한 성과를 낸 이들은
연말이 다가올수록, 날씨가 점점 추워질수록
슬슬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발에 힘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2025년 1월 3일]